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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절 묵상 자료(18)

「사랑이 없으면」

내가 사람의 모든 말과 천사의 말을 할 수 있을지라도, 내게 사랑이 없으면, 울리는 징이나 요란한 꽹과리가 될 뿐입니다. 내가 예언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을지라도, 또 모든 비밀과 모든 지식을 가지고 있을지라도, 또 산을 옮길 만한 모든 믿음을 가지고 있을지라도, 사랑이 없으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내가 내 모든 소유를 나누어줄지라도, 내가 자랑삼아 내 몸을 넘겨줄지라도, 사랑이 없으면, 내게는 아무런 이로움이 없습니다.(고전 13:1-3)

 

고린도전서 13장은 ‘사랑의 찬가’라는 애칭을 갖고 있을 정도로 사랑의 의미를 시적이면서도 심오하게 조명해 줍니다. 하지만 같은 본문에서 우리는 인간은 사랑 없이도 고귀하고 영적이고 윤리적으로 보이는 일을 할 수 있는 존재라는 사실을 깨달으며 정신이 퍼뜩 듭니다. 우리는 사랑 없이도 천사의 말을 할 수 있고, 사랑 없이도 예언을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사랑 없이도 산을 옮길만한 믿음을 가질 수 있고, 사랑 없이도 자선을 베풀 수 있습니다. 사랑 없이도 우리의 전 재산을 이웃에게 줄 수 있고 심지어 우리 몸마저 내어줄 수 있습니다.

물론 이 모두는 외적으로는 세상의 칭송을 받을만한 고귀한 선행일 것입니다. 하지만 사도 바울은 인간의 모든 선한 마음과 태도와 언행도 사랑이 없으면 무의미하고 무가치하고 무익하다고 합니다. 그러니 이타적으로 보이는 우리의 행위에 속으로는 이기적인 자아가 달라붙어 있지 않은지 스스로 묻고 경계해야 합니다.

 

(2020 부활절맞이 묵상집/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