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임목사 컬럼


함께 걷는 사순절 편지 (4)

함께 걷는 사순절 편지(4)

 

-악은 어떤 모양이라도 버리라<살전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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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주일 예배를 <온라인 예배>로 드리면서 참 많은 생각이 교차했습니다. 옳고 그름을 떠나 아마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일을 마주해서 그런 것이겠지요. 아마 성도님들도 새롭긴 하였지만 역시 여러 만감이 교차하는 주일이었을 것입니다. 그 여러 생각이 교차하는 지점엔 이런 느낌이 강하게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허전함>입니다.

교회의 역할과 사명이라는 것이 단순히 <예배> 만이 아니라, 친교와 나눔 그리고 봉사 선교등이 있는 것인데 다른 모든 기능이 정지된 채 ‘예배’의 부분만이 작동하기에 그 허전함이 컸던 것 같습니다. 하루 속히 <교회>로서의 온전한 사명과 정체성이 회복될 수 있는 날을 고대하며 기도합니다.

 

주일날 이런 말씀을 나누었습니다. 바이러스가 사람을 부른 것이 아니라, 사람이 바이러스를 불렀다고 말입니다. 바이러스는 사람을 부르지 않았습니다. 원래 그 자리에 있던 존재들이지요. 그러나 사람과 조우하지 않아야 할 존재, 각자의 영역 속에서 선을 지키며 존재해야 할 것들입니다. 사람이 그 경계를 허물었고 그들에게 길을 열어 주었습니다.

지켜야할 경계를 허문 방식은 인간의 욕망, 야욕, 탐욕, 그리고 신천지와 같은 종교적 맹신과 무지 타락이 그 경계를 허물었습니다.

그 경계가 허물어져 도무지 분리할 수 없는 것이라면 오늘의 시간이 매우 절망적이겠지만 그러나 다시 그 경계를 구분 짓고 온전하게 다시 세울 수 있는 방법과 길이 있습니다. 바이러스와 인간의 경계를 허물었던 그 욕망과 탐욕. 종교적 맹신과 무지를 갈아엎어야겠습니다.

 

의학의 영역 속에서 이 경계를 다시 세우기 위해 열심히 고군분투하고 있는 방역당국의 헌신적인 사람들이 있다면, 우리 신앙인들은 의학의 영역 이외에 내적인 그리고 영적인 영역 속에서 이 경계를 다시 세우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예를 들어, 탐욕적인 보신의 문화가 잘못되었음을 말하고 하나님의 창조세계가 파괴되어 가는 것에 대해 경보의 싸이렌을 울리고 또한 신천지의 먹잇감이 되었던 교회의 타락을 우리 스스로 회개하는 일들이 아니겠습니까?

이 사순절. 어떤 모양으로든 친구하지 말아야 할 것들을 분명히 인식하고 몸으로 체득하는 훈련들이 이 사순절을 사는 우리에게 요청되고 있습니다.

 

이 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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