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임목사 컬럼


함께 걷는 봄 길 편지(20)

[들어야 얻는다]

아들들아 이제 내게 들으라 내 도를 지키는 자가 복이 있느니라 훈계를 들어서 지혜를 얻으라 그것을 버리지 말라 누구든지 내게 들으며 날마다 내 문 곁에서 기다리며 문설주 옆에서 기다리는 자는 복이 있나니(잠 8:32-34)

 

말하기와 듣기 이 둘 중에 어느 것이 더 어려운 일인가하냐면 아마 듣는 일이 될 것입니다. 왜 가만히 남의 말을 듣는 것이 에너지 소비도 덜 되고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인데 더 어려운 일이 되었을까요?

아마 여기엔 ‘자기 과시’ 또는 ‘자기 자랑’이라는 인간의 본능적인 욕구와 욕망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입을 닫고 남의 얘길 가만히 듣기만 하면 말하는 사람에게 종속된다는 느낌이 든다든지 그리고 아무런 표현을 하지 않고 자기주장을 하지 않으면 능력 없어 보인다는 생각은 개인의 편차가 있지만 사람이 공통적으로 가지게 되는 느낌인가 봅니다. 그래서 남의 말을 끊고서라도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자 함으로 자기가치를 증명하려 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말씀은 <듣는 것>에 더 복이 있고 능력이 있다고 우릴 안내하고 있습니다. 사람의 생각으론 듣는 것이 작은일 같지만 실상은 더 큰 일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실제적인 능력도 <듣는 것>에서 나온다고 말씀합니다.

 

    여섯 줄의 시

                             _류시화

 

너의 눈에 나의 눈을 묻고

너의 입술에 나의 입술을 묻고

너의 얼굴에 나의 얼굴을 묻고

 

말하렴, 오랫동안 망설여왔던 말을

말하렴, 네 숨 속에 숨은 진실을

말하렴, 침묵의 언어로 말하렴

 

내가 누군가의 말에 묻힐 때 우리의 존재도 묻혀 버리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누군가를 이끌어 내는 사람이 된다는 시인의 고민을 볼 수 있습니다. 지혜자의 책인 전도서는 듣는 것과 말하는 것의 간극을 이렇게 메워주고 있습니다.

“가까이 하여 말씀을 듣는 것이 우매한 자들이 제물 드리는 것보다 나으니....그런즉 마땅히 말을 적게 할 것이라”(전 5:1-2)

6월에는 더 짙어진 나무와 바람과 빛의 이야기를 그리고 또 다른 많은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시절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반가운 소식 하나 전합니다. 입원과 큰 수술의 과정을 잘 이기시고 현재 회복중인 김종길 권사님이 사진 한 장 보내오셨습니다. 5월의 밝은 빛이 치료의 빛이 되어서 함께 예배함을 꿈꾸고 계십니다. 성도님들에게 깊은 감사의 인사를 전해오셨습니다.

<이 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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