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임목사 컬럼


함께 걷는 봄 길 편지(21)

[진부해지지 않으려면]

그러므로 우리가 낙심하지 아니하노니 우리의 겉 사람은 낡아지나 우리의 속사람은 날로 새로워지도다 (고후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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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 바울은 육신의 한계를 영적인 측면에서 뿐만 아니라 보이는 그대로 육신을 세월이 흐르는 만큼 점점 연약해지며 늙어 감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세월 앞에 장사 없다고, 가는 세월만큼 육신이 쇠하여 지는 것을 누가 막을 수 있겠습니까? 모든 인간 앞에 그런 면에서 세월은 참 공평합니다.

그러나 바울이 한 가지 모든 사람이 같지 않는 것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바로 <속사람>입니다. ‘속사람’ 이란 단어를 여러 방향에서 이해 할 수 있지만 간단하게 축약하자면 사람의 영, 그 사람의 마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겉 사람이라고 표현하는 인간의 육신은 누구도 예외 없이 동일하게 시간의 지배를 받지만 그러나 속사람, 즉 한 사람의 영은 시간의 흐름과는 상관없이 각 사람마다 그 상태가 다 달라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의 속사람> 이란 바로 주님을 영접하고 십자가의 은총 아래에 사는 그리스도인을 말하며 그러한 사람은 겉 사람의 상태와는 다르게 오히려 시간이 가면 갈수록 더 건강해지고 새롭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주님을 알지 못하는 사람과 주님을 영접한 사람의 근원적인 차이입니다.

진부(陳腐)) 라는 단어를 이렇게 해석하는 글이 있습니다. 陳(늘어놓을 진) 그리고 腐(썩을 부)를 사용하는데 어떤 썩을 것을 펴 놓은 걸까요? 고대 사회에서 고기를 맛보기란 무척 드물고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그래서일까 자신이 가지고 있는 고기를 남들에게 자랑하고 싶어 하는 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는 사람들이 올 때마다 자신의 고기를 꺼내 보여주곤 했습니다. 처음에는 누구랄 것도 없이 그 귀한 고리를 탐냈고 고기의 주인인 그를 부러워했습니다. 그러다 시간이 지나면서 고기는 썩기 시작했고 악취를 풍겼습니다.

이런 지경임에도 고기 주인은 계속 그 썩은 고기를 사람들에게 보여 주었습니다. 썩은 고기 냄새에 익숙해 악취가 나는 줄도 몰랐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썩은 냄새로 자신에게도 사람들이 가까이 하지 않는 다는 것도 역시 몰랐습니다. 그는 항상 내가 가진 고기 때문에 사람들이 자신에게 머리를 숙일 것이라고 착각하며 살았습니다. 이런 사람이 바로 진부한 사람입니다. 자신의 자랑이 썩어 냄새나는 줄도 모르고 과시하며 사는 사람을 가리켜 진부한 사람이라고 하는 것이랍니다.

육신대로 살면 겉 사람은 낡아지기(썩기) 때문에 그 삶은 썩은 냄새가 날 수 밖에 없습니다. 진부한 인생이지요. 그러나 주님을 만나 주의 영이 내 안에 계시는 삶을 인식하며 살면 날마다 새롭게 되어 오히려 신선한 인생이 될 수 있습니다.

주님 안에 ‘진부한 인생’ 은 없습니다.

 

<이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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