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임목사 컬럼


날줄과 씨줄로 엮는 여름편지(8)

[캐는 일과 심는 일]

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리는 자는 기쁨으로 거두리로다 울며 씨를 뿌리러 나가는 자는 반드시 기쁨으로 그 곡식 단을 가지고 돌아오리로다(시 12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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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맛비가 지루하게 계속되는 날들입니다. 확실히 한반도가 확실한 기후변화의 길목에 위치한 모양입니다. 우리의 생활 형태들을 달리하여 하나님의 창조의 세계가 더 이상 망가지지 않고 다시 회복하고 보전되는 길을 찾아야 할 분명한 시점 인 듯 싶습니다.

영적인 예화 하나로 편지를 시작합니다.

 

큰 배 한 척이 동남아시아로 가다가 도중에 태풍을 만나 파선하여 물결에 따라 외딴섬에 표류하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바닷가에서 많은 금모래를 보고는 모두들 힘을 다해 금을 캤습니다. 선원 중 일부는 앞의 일을 대비하기 위해 먹을 식량을 심자고 제안했지만, 대부분은 곧 구조선이 올 것을 기대하며 금을 캐는 것에만 열중하였습니다.

그러나 많은 날들이 지나도 구조선은 볼 수 없었습니다. 파선한 배 안에 남아 있는 식량은 바닥을 드러내었고 이제 씨앗을 심기도 너무 늦어 버렸습니다. 결국 커다란 금 자루 하나씩을 옆에 둔 채 섬에서 굶어 죽었습니다.

몇 년 후에 탐험대가 이 섬에 와서 많은 백골과 모아진 금을 발견하였습니다. 처음에는 어떻게 백골과 금이 함께 있게 된 것인지 몰랐지만, 후에 파선한 배 안에 남겨진 일기를 보고 선원들이 금을 캐는 것만 하며 심는 것을 등한시 하였기에 이런 사단이 난 것을 알게 되었다는 예화입니다.

 

캐는 것과 심는 것.

세상의 많은 사람들은 당장 눈앞의 붉은 죽 한 그릇을 얻는 일에 열중하여 하늘의 장자권을 삶에 심는 일을 등한시 합니다. 눈앞의 금을 캤던 <에서>가 그랬습니다. 그러나 심는 것을 알았던 <야곱>은 결국 하나님의 권위 가운데 “축복하는 사람” 이 되어 인생을 마감하게 됩니다.

심는 일은 당장 눈앞에 보이는 일이 아니라 주저 하게 되고 그 필요를 알기 어렵기도 합니다. 금을 캐는 일은 당장 눈앞에 보이는 일이고 준비한 주머니를 두둑하게 하는 일입니다. 하나님은 어떤 일 가운데 당신의 뜻을 두시고 함께 하실까요? ‘심는 일’입니다.

금을 캐는 일은 당장 자루를 두둑하게 만들기 때문에 환호할 수 있지만 심는 일은 땅속에 씨앗을 뿌리는 일이라 눈앞에 아무것도 없어 보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때론 눈물을 흘리기도 합니다. 그러나 울며 씨를 뿌린 자는 반드시 곡식단을 가지고 돌아오는 것 이 하나님의 약속이고 또 하늘에 속한 법(法)입니다.

시간 안에 기도를 심는 것, 하루 안에 말씀을 묵상하는 것을 심는 것, 다른 사람에게 하나님의 사랑을 심는 것은 당장 눈앞의 즐거움과 감정을 캐는 일 보다는 어려운 일이긴 합니다. 그러나 그렇게 심는 자는 반드시 <열매의 단>을 거두게 될 것이라는 하나님의 말씀을 우리의 마음 안에 새겨야겠습니다.

지루한 장마이지만 이 때, <하나님의 뜻>을 심는 일에 대해 잠시 시간을 내어 생각해 보는 빗속의 하루가 되길 바래 봅니다.

 

이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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