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 나눔


함께 걷는 사순절 편지(11)

[내 생각은 다르다!]

 

이는 내 생각이 너희의 생각과 다르며 내 길은 너희의 길과 다름이니라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이는 하늘이 땅보다 높음 같이 내 길은 너희의 길보다 높으며 내 생각은 너희의 생각보다 높음이니라(사 55: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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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로 문서작업을 한 후에 꼭 거치는 과정이 있습니다. 바로 맞춤법 검사입니다. 한글프로그램에서 이미 틀린 맞춤법에 붉은 점선을 표시해 주어서 빠르게 띄어쓰기나 틀린 글자를 수정하곤 합니다. 그런데 그 기능이 다 만족스러운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면, “유관순 열사가 감옥에 들어가서”라는 글을 쓰면 감옥에 붉은 점선이 표시가 됩니다. 감옥이 아니라 ‘교도소’로 고치라는 것이지요. 또 한 가지를 들자면 “하온이의 키가 점점 자랐습니다.” 라고 쓰면 ‘키가’ 에도 붉은 점선이 표시됩니다. 키를 열쇠로 바꾸라는 겁니다.

지난주일 낮 예배 일 입니다. 토요일 테스트 방송도 마쳤고 이제 예배 15분 전에 유튜브 송출을 하려고 하는데 갑자기 에러가 나는 겁니다. 11시 예배시간은 점점 다가오고 가정에서 예배를 기다릴 성도님들을 생각하니 마음이 조급해졌습니다. “왜 잘 되던 게 안 되지?”

지금도 명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에러메시지를 이해해 보면 아마 예배 준비 중에 송출되는 찬양(음악)의 저작권 문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예배를 준비하며 연주하는 피아노 찬양에 대해 저작권 문제로 인식을 하고 또 수요예배에 영상에 넣었던 찬송가 음악이 또 그런 부분이 이유가 되지 않았는가? 하는 짐작을 해 봅니다. 이것은 사람이 일일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A.I(인공지능)가 스스로 차단을 하는 것이겠지요.

얼마 전에도 전 교우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데 전송이 되질 않는 겁니다. 몇 차례 <전송> 버튼을 눌렀는데 ‘전송이 불가 합니다’라는 경고메세지만 뜨는 겁니다. 직접 전화로 회사에 전화를 했습니다. 담당자도 잘 모르겠다며 아마 어느 문장이 광고성이든지 또는 걸러야 하는 문장으로 인식했을 거라고 직원이 우리 교회계정을 풀어주어서 문자를 보내게 된 일도 있었습니다.

앞으로 우리들의 생활 속에서 인공지능의 역할은 아마 상상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비대해 질 터인데 인공지능에 사람이 맞추어 갈 건지 인공지능이 사람에게 더 완벽하게 맞춰 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물론 단편적인 ‘예’이긴 하지만 ‘감옥’이 꼭 ‘교도소’가 되어야 한다고 사람은 생각하지 않습니다. 언어라는 것은 그만큼 섬세한 것이고 사람이 쌓아온 역사만큼이나 복잡하고 오묘한 것이니까요. 우리 신앙생활도 마찬가지입니다. 믿음 생활을 하면서 규격화된 교리나 또는 자신의 생각과 사고의 틀 안에서 “신앙생활”을 필터링하기 시작하면 ‘감옥’이 꼭 ‘교도소’로 바뀌어야만 하는 난감한 상황을 만날 수 있습니다.

신앙 안에 때론 난감케 하는 또는 무겁게 하는 주제들이 있습니다. 사망, 죽음, 부활, 십자가 고난, 멍에 그리고 나를 버림 등등... 그러나 이것을 자신만의 필터로 걸러내기 시작하면 많은 단어들이 적절치 않는 단어로 표시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마음으로 하나님의 생각과 뜻 가운데서 바라보면 ‘죽어서 다시 사는’ ‘선으로 악을 이기는’ ‘십자가가 생명’ 이 되는 역사들을 바라보게 됩니다. 그래서 오늘 말씀이 “내 생각이 너희 생각과 다르다!” 라고 말씀하시며 “내 생각은 너희의 생각보다 높다”라고 하나님께서 일러 주시는 것입니다.

 

이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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