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 나눔


함께 걷는 사순절 편지(22)

[주방의 그릇을 보며]

 

20)큰 집에는 금그릇과 은그릇만 있는 것이 아니라, 나무그릇과 질그릇도 있어서, 어떤 것은 귀하게 쓰이고, 어떤 것은 천하게 쓰입니다. 21)그러므로 누구든지 이러한 것들로부터 자신을 깨끗하게 하면, 그는 주인이 온갖 좋은 일에 요긴하게 쓰는 성별된 귀한 그릇이 될 것입니다. (딤후 2:20-21)

noname01.jpg

 

문득 교회 주방의 불을 켰더니 덩그러니 쌓여있는 그릇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2월 23일부터 움직이지 않고 자기 자리를 지키고 있는 교회주방 도구와 그릇들입니다. 본래는 따듯한 마음을 담아 <식구(食口)>가 되도록 ‘한 입’ 이 되도록 사용되던 그릇들이 덩그러니 한 켠에 쌓여 있는 모습을 보니 마음에 찬바람이 듭니다. 부디 이 사태가 잘 마무리가 되어 따듯한 밥을 국을 반찬을 나눠먹고 복된 교제들이 이뤄지는 날들이 속히 오길 주방에서 잠깐 기도했습니다.

사람은 다 금그릇 은그릇이 되길 원합니다. 기왕지사 그릇이 된다면 당연히 나무와 질그릇 보다는 금은 그릇이 되는 것이 좋은 일이지요. 그래서 그렇지 않다 말해도 은연중 사람은 높은 위치, 좀 더 많은 사람들의 관심들, 더 많은 명예들을 추구하게 됩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일을 하기 위해선 그런 금.은 그릇이 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스스로를 교육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오늘의 말씀이 안내하는 바는 <어떤 그릇>입니다. 그 ‘어떤’에는 <금.은.나무.흙> 이 모두 포함되어 있습니다. 정해진 것은 없습니다. 딱 하나 조건이 있는데 “자신을 깨끗하게 하면”입니다.

사순절은 이렇게 자신의 내면을 청소하고 닦고 쓰는 영적인 훈련의 기간입니다. 우리 인생의 여러 덕지덕지 붙은 조건들을 보시고 하나님이 우릴 사용하시는 것이 아니라 <깨끗하게> 준비되어 있는 사람인가가 쓰시는 분의 기준이 된다는 말씀이지요.

빈 주방의 그릇들이 아주 깨끗하게 준비되어 있습니다. 비록 ‘멜라닌’으로 만든 그릇이지만 어떤 왕궁의 그릇보다 귀하게 쓰임 받는 그릇들입니다. 하나님의 몸 된 공동체를 이루게 하는데 쓰임 받는 그릇들이지요.

하나님! 이 준비된 주방의 그릇들을 가장 빠른 시일 내에 귀하게 사용 하시옵소서!!

하나님! 이 어려운 시절 자신을 갈고 닦고 깨끗케 함에 최선을 다하는 성도들을 귀하게 사용하옵소서.

 

이헌 목사

 

 

 

 

 

 

첨부파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