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 나눔


함께 걷는 사순절 편지(24)

[종교 리터러시(religious literacy)]

하나님의 말씀은 살아 있고 힘이 있어서, 어떤 양날칼보다도 더 날카롭습니다. 그래서, 사람 속을 꿰뚫어 혼과 영을 갈라내고, 관절과 골수를 갈라놓기까지 하며, 마음에 품은 생각과 의도를 밝혀냅니다. 하나님 앞에는 아무 피조물도 숨겨진 것이 없고, 모든 것이 그의 눈앞에 벌거숭이로 드러나 있습니다. 우리는 그의 앞에 모든 것을 드러내 놓아야 합니다.(히 4: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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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터러시(literacy) 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이는 일반적으로는 글을 읽고 쓸 줄 아는 능력을 뜻하며 좀 더 확장을 한다면 ‘새로운 유행, 취향, 조직의 규범과 분위기에 적응하는 능력’ 도 리터러시(literacy)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영유아기에 부모의 말과 글을 듣고 이해하기 시작하며 사람은 이 능력을 쌓아 갑니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자신의 생각과 의지를 표현하고자 할 때 쌓아놓은 이 리터러시가 힘을 발휘하기 시작하는 것이지요. 독해를 하게 되고 자신이 이해 한 것에 자신의 주장과 철학을 덧붙여서 더 확장하고 적용하게 됩니다. 인간이 살아가는데 참으로 중요한 능력 가운데 하나이지요.

종교 리터러시(religious literacy)가 필요합니다. 이것이 단단하면 종교의 이름을 건 사기, 나아가 가짜뉴스나 상징조작, 악의적인 정치선동, 유사과학 등에서 상당 부분 벗어날 수 있습니다. 요즘과 같이 SNS와 유튜브 등이 활성화 되어 온갖 가짜 뉴스들이 활개를 칠 때 이 리터러시가 더욱더 요청되고 필요합니다. 어떻게 이 종교 리터러시(religious literacy)를 확장시킬 수 있을까요? 여러 가지 길이 있겠지만, 한 가지만 제안을 드리자면 성경 말씀을 깊이 묵상할 수 있는 훈련을 해야 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한 마디의 말씀을 붙들고 여러 번 묵상하는 훈련 그리고 그 ‘양’ 입니다. 그러니까 눈으로 휙 읽고 머리에 잠간 저장하는 것이 아니라 짧은 말씀을 가슴에 담아 여러 번 생각하고 또 그 말씀을 가지고 기도하는 훈련을 말합니다. 그리고 기독교 안에는 이런 영적인 훈련의 방법이 오래전부터 존재해 왔습니다.

<렉시오 디비나> 이는 라틴어 ‘독서(Lectio)’와 ‘신적인(divina)’의 합성어인데 ‘영적 독서’ ‘거룩한 독서’ 등으로 번역할 수 있습니다. 즉 성경 말씀을 통해 하나님을 마음 깊이 경험하고 그의 현존 안에 머물게 하는 영성훈련 방법입니다. 렉시오 디비나는 점진적인 네 단계로 구성되는데, 성경 말씀을 읽고(독서·Lectio) 이에 대한 묵상(Meditatio)으로부터 자발적인 기도(Oratio), 그리고 사랑 안에서 하나님의 현존에 대한 경험(관상·Contemplatio)에까지 이르게 됩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단순히 ‘비유풀이’나 ‘미래의 예언’ 정도로 보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깊은 현존에 이르도록 하는 것이지요. 이렇게 훈련 하다보면 우리는 거짓과 가짜를 분별해 낼 수 있고 숨어있는 사탄 마귀의 역사들을 분별해 낼 수 있게 됩니다.

사회적(물리적) 거리두기에 의해 타의적으로 홀로 있는 시간들이 많아진 때 한 번 이러한 기회들을 가져 우리의 종교 리터러시(religious literacy)를 확장시켜 보길 권면해 봅니다.

하나님의 평화!!

 

이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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