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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절 묵상 자료(27)
「공평과 정의의 1법칙」
꼴찌들이 첫째가 되고, 첫째들이 꼴찌가 될 것이다.(마 20:16)
성서에는 곳곳에 기존 질서를 뒤집는 전복과 반전의 메시지가 숨겨져 있습니다. 포도원의 품꾼 비유도 예외는 아닙니다. 아침 일찍부터 일을 시작한 일꾼들은 마지막 한 시간을 남겨두고 투입된 일꾼들도 똑같은 품삯을 받게 되자, 주인에게 불공평하다고 불평합니다. 예수께서는 주인의 입을 빌려 이들의 ‘자비 잃은 공평’을 날카롭게 꼬집으십니다.
“나는 그대를 부당하게 대한 것이 아니요. 그대에게 주는 것과 꼭 같이 이 마지막 사람에게 주는 것이 내 뜻이요. 내가 후하기 때문에 그대 눈에 거슬리오?”(13-15절)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정의는 불가합니다. 공평의 잣대를 들이댈수록 정의에 대한 갈망만 왜곡될 뿐이지요. 공평은 하나의 잣대나 일관된 성과주의로 실현 되지 않습니다. 공평의 1계명은 자비의 법칙입니다. 어거스틴은 말합니다. “성서는 자비 외에는 가르치지 않습니다. 그리고 탐욕 외에는 정죄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성서는 이런 방식으로 사람의 마음을 바로잡습니다.”
생명의 가치를 귀히 여기는 하늘의 마음과 따뜻한 시선이 담기지 않은 공평은 허상에 불과합니다. 그리고 근본을 바로 잡는 것이야말로 모두를 위한 가장 큰 자비입니다.
“모든 골짜기는 메워지고 모든 산과 언덕은 평평해지고 굽은 것은 곧아지고 험한 길은 평탄해져야 할 것이니 모든 사람이 하나님의 구원을 볼 것이다.”(눅 3:5)
(2020 부활절맞이 묵상집/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