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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죄를 알게 하소서"(사순절 묵상 자료 9)

「우리의 죄를 알게 하소서」

그 때에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아버지, 저 사람들을 용서하여 주십시오. 저 사람들은 자기네가 무슨 일을 하는지 알지 못합니다.” 그들은 제비를 뽑아서, 예수의 옷을 나누어 가졌다. (눅 23:43)

 

 

  대구ncc인권위원회가 마련한 가난한 이들의 기도회 시간에 대구416연대 봉사자인 한 선생님은 이렇게 기도를 시작했습니다. “세월호 참사로 누나를 잃은 동생이 군인이 되었습니다. ‘나라는 누나를 지켜주지 않았는데, 나는 나라를 지키기 위해 군대에 가야 하느냐’라고 엄마에게 물었다는 의찬이가 짧은 머리 군인이 되었습니다. 의찬이가 부모님의 품으로 안전하게 돌아올 때까지 건강하고 무탈하도록 지켜주십시오.”

  이어서 한 선생님은 5년이 지난 지금도 한 움큼의 약을 먹어야 하는 부모들의 소리 없는 비명을 들어주시길, 아들 곁으로 스스로 찾아간 승환 아버지가 이제는 아들과 함께 편히 쉴 수 있도록 해 달라 하고, 기타 연주를 좋아했던 아들 생각에 기타만 봐도 눈물을 쏟던 승묵아버지의 눈물을 닦아달라고 기도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우리의 죄를 알게 하시고, 우리의 죄를 용서 받을 수 있는 날이 오게 하소서.” 하고 기도를 마쳤습니다.

  대구의 서 목사님도 여든 생신에 축하 인사를 받으시면서 세월호 아이들이 생각나서 힘들다며 눈물을 삼켰습니다. 아이들은 갔는데 늙도록 살아있는 것이 미안하고 부끄럽다 하십니다. 우리 모두 살아있는 것이 죄스러운 시대를 삽니다.

 

  (2020 부활절맞이 묵상집/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