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임목사 컬럼
[2026] 새벽묵상3

천국은 마치 품꾼을 얻어 포도원에 들여보내려고 이른 아침에 나간 집 주인과 같으니
그가 하루 한 데나리온씩 품꾼들과 약속하여 포도원에 들여보내고
또 제삼시에 나가 보니 장터에 놀고 서 있는 사람들이 또 있는지라
그들에게 이르되 너희도 포도원에 들어가라 내가 너희에게 상당하게 주리라 하니 그들이 가고
- 마태복음 20:1-4 -
마태복음 20장에서 주님은 하나의 비유로 말씀하시는데 바로 포도원 일꾼의 비유입니다. 포도원 주인은 포도원에서 일한 일꾼을 총 다섯 번 부르시는데 아침부터 일을 한 노동자(첫 번째 그룹)는 이른 아침에 일을 시작했다고 기록합니다. 당시 유대 지역의 일상적 시간 계산(해가 뜨는 시점 기준)에서 “이른 아침”은 대개 오전 6시를 의미한다고 합니다. 로마- 유대 사회의 12시간 노동일을 기반으로 해석하자면, 하루 일과는 해 뜰 무렵(약 오전 6시)부터 해 질 무렵(약 오후 6시)까지 12시간으로 여겨졌다고 하네요. 즉 주인이 품꾼을 부른 시간은 이렇습니다.
❶ 이른 아침 → 오전 6시 (첫 번째 그룹, 12시간 노동)
❷ 제삼시 → 오전 9시
❸ 제육시 → 정오(12시)
❹ 제구시 → 오후 3시
❺ 제십일시 → 오후 5시 (마지막 그룹, 1시간 노동)
이 비유에서 주인과 함께 아침부터 일을 시작한 노동자를 제외하곤 나머지 네 그룹의 사람들은 모두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터에서 부름을 받은 사람들입니다. 여기에서 우리가 주의해야 할 글자가 있는데 바로 <놀고 서 있는 사람들>이라는 문장입니다.
“또 제 삼시에 나가 보니 장터에 놀고 서 있는 사람들이 또 있는지라”(마 20:3)
새번역은 이이 부분을 “사람들이 장터에 빈둥거리며 서 있었다” 로 번역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면 아침 일찍 6시부터 일을 한 사람들은 놀고 서있는 사람들이 아닐까요? 아닙니다. 아침 아홉시에 부름을 받은 사람들을 모으는 장면에서 성경은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또 있는지라> 즉 아침 9시에 부름을 받은 사람도 6시부터 일을 한 사람도 그 다음의 사람도, 일과가 마치기 한시간 전에 부름을 받은 사람들도 모두 <놀고 서 있는 사람들>이었습니다.
“너희는 어찌하여 종일토록 놀고 여기에 섰느뇨... 너희도 포도원에 들어가라”(마20:6-7)
이 비유의 말씀은 복합적이고 이중적인 의미가 담겨져 있는데, 가장 직관적인 의미는 하나님께서는 사람들에게 “놀고 서 있지” 말고 일 하라시는 것이 가장 두드러진 의미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비유가 또 우리에게 알려 주는 것은 하나님에게는 정해진 일의 범위-포도원-가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많은 경우 매우 바쁘고 분주해서 시간이 조금도 여유가 없다고 말하기 쉽습니다. 교회 생활도 그렇고, 우리의 믿음을 진전하게 하고 든든하게 하는 영적 생활에도 “바쁘다” “거기에 신경을 쓸 여유가 없다”라고 말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돌아보아야 합니다, 과연 어디에서 바쁘고 분주하고 정신이 없는 것인지를...
만일 내가 포도원 안에서 일하고 있지 않다면, 하나님이 보시기엔 우리 모두 <놀고 서 있는>사람과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또한 우리가 하나님의 뜻 안에서 생활하지 못하면 내가 얼마만큼 일을 하든지 하나님이 보시기에 그저 <놀고 서 있는> 것 일 뿐입니다. 즉 우리가 얼마나 바쁜가? 분주한가? 또한 자신 스스로 <영적인 일>로 분주하다 할 지라도, 주인이 되시는 포도원의 영역 밖이라면 그것은 모두 한가한 일이 됨을 말씀하는 것이 이 비유의 말씀입니다.
내가 2026년 이런 저런 일로 바쁘고 분주하고 정신이 없고, 그래서 무언가 성과를 내는 것 같아도, 이 영적인 분별은 분명합니다. 하나님의 일터 안에서 그리고 주인 되신 포도원 주인의 인도 안에 있는 것이 참된 우리의 일터이고 우리의 자리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의 가정을 주님의 포도원으로 여겨야 합니다. 우리의 생활과 삶의 일터를 주님의 포도원이 되게 해야 합니다. 시간도 하나님이 인정하시는 것이 우리가 계수되는 시간이라 한다면, 또한 우리의 일과 분주함과 바쁜 일상도 하나님의 밭, 주님이 주인 되시는 포도원이 되어야 합니다. 만일 내가 하는 일이 하나님의 뜻 밖의 것이라면 그것은 시간을 낭비하는 일이고, 하나님이 보시기에는 <놀고 서 있는> 것이요 <빈둥거리고 서 있는>것에 불과하다는 것을 기억한다면, 아직 1월이 지나지 않은 이 2026년 우리가 최선을 다해 일하고 살아가야 할 자리가 보여 지는 은총 안에 있게 될 것입니다.
무슨 일을 하든지 무슨 일을 만나든지 모두 주님과 함께 하는 복된 하루, 2026년이 되시길 소망합니다.
<이헌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