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임목사 컬럼


함께 걷는 사순절 편지 (3)

함께 걷는 사순절 편지 (3)

-오늘을 사는 사람들

“세월을 아끼라 때가 악하니라 5:17 그러므로 어리석은 자가 되지 말고 오직 주의 뜻이 무엇인가 이해하라”<엡5: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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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300여명이 넘도록 확진자가 나오고 있습니다. 아마 대구신천지집단에서 유증상자 1,900여명의 검사 결과가 쏟아지는 것이겠지요. 나머지 대구신천지집단 7,000명 정도를 전수조사 하면 당분간 확진자가 가파르게 나올 듯싶습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추적할 수 있는 클러스터 안에서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대구신천지집단에서 확진자가 정점을 찍으면 이 사태는 좀 잡힐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들고 또 그렇게 믿고 있습니다.

 

로마제국의 시인 호라티우스는 이러한 시를 썼습니다.

“지금 내가 말하는 동안에도 남을 부러워하다가 보낸 세월이 저만큼 도망갑니다.

바로 이 순간을 낚아채십시오. 미래에 일어날 일을 신경 쓰지 마십시오.”

Dum loquimur, fugerit invidia aetas:

carpe diem, quam minimum credula postero

 

이 시인은 이 시에서 시간을 두 가지로 구분합니다. 하나는 <남을 부러워하다가 보낸 세월>

그리고 또 하나는 <바로 이 순간>입니다.

 

시인은 남을 부러워하고 시기하다가 흘려보낸 세월을 중지하고, 새롭게 시작하는 순간을 <카르페 디엠(carpe diem)> 이라고 표현했고 시 말이 세상에 흘러나가, “현재를 즐겨라!”로 통용되고 있기도 합니다. 그러나 더 정확한 이해는, 바로 앞 구절 ‘남을 부러워하다가 흘러간 세월을 중지시키고’가 선 이해가 되어야 ‘카르페 디엠’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적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왜 우리가 현재를 붙잡아야 하는지, 이 순간을 왜 고기를 낚듯이 낚아채야 하는지를.

 

오늘의 말씀 가운데 세월을 아낀다는 것은 바로 이렇게 남을 부러워하며 또는 남을 시기하며 보내는 시간들을 말씀합니다. 핵심은 타인에 의해 그리고 외부의 환경에 의해 영향 받으며 ‘흔들리며’ 사는 삶을 말하겠지요.

 

물론 사회적 관계를 맺으며 살아야 하는 우리가 이렇게 타인과 외적인 환경에 무관하며 살 수는 없지만 누군가가 왼쪽으로 꺾어지면 나도 즉각적으로 왼쪽으로 꺾어지는 것은 자신이 사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를 대신해서 사는 모습일 것입니다. 이러한 인생에 아름다움이 자리 잡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세월을 아끼며 오늘을 붙드는 사람은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것일 터인데 성경말씀은 단순히 시간을 아끼는 모습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 붙잡은 오늘에 <주의 뜻>이 무엇인지를 이해하는 내용이 있어야 함을 말하고 있습니다.

 

생명나무 신앙의 가족 여러분!

오늘 하루를 붙들면서 이 날, 주님이 이루고사 하시는 일 그리고 주님이 나를 통해 하시고자 하는 일이 무엇인지를 이해하는 그 하루가 우리의 입장에선 지혜롭게 세월을 아낀 모습이고 주님의 편에서 주님이 “계수”하시는 날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 계수된 날이 우리 삶의 참된 날이고 시간들입니다.

 

오늘 교회의 주중 모임이 없는 이 때를 살아가며 <카르페 디엠>을 실천하며 그 안에 나를 향한 주의 뜻을 기억하는 아주 의미 있는 한 날이 되시길 소망합니다.

 

새벽예배가 없는 금요일 아침을 보내며

 

이 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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