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임목사 컬럼


함께 걷는 사순절 편지 (7)

함께 걷는 사순절 편지(7)

-의의 무기가 되려면

 

“또한 너희 지체를 불의의 무기로 죄에게 내주지 말고 오직 너희 자신을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살아난 자 같이 하나님께 드리며 너희 지체를 의의 무기로 하나님께 드리라”<롬6:13>

 

KakaoTalk_20200227_233120608.jpg

 

  오래전에 주일예배 말씀 나눔 시간에 이런 얘길 나눈 것이 기억이 납니다. 유대인들이 사바스를 안식일(安息日)로 번역을 하는데 단순하게 <쉬다>라는 의미로는 그 의미가 제대로 설명될 수 없고, 아주 본래적인 의미를 부여 하자면, ‘자신이 습관적으로 하던 일을 강제로 그만두다’라는 뜻으로 번역해야 분명하다고 말입니다.

  심리학자 ‘티모시 윌슨’은 그의 중요한 저서중의 하나인 <내 안의 낯선 나> 라는 책에서 사람이 하루에 하는 일의 약 5%만이 빙산의 일각위에 있는 그 눈덩이 즉 인간의 의식으로 처리된 의식적이고 의도적인 선택의 결과라고 주장을 했습니다. 그러니까 나머지 95%가 되는 행동과 행위는 온갖 무의식의 방식으로 수면아래에서 관리되고 있다고 말한 것이지요. 아리스토텔레스는 이것을 ‘제2의 천성’이라고 부르기도 했습니다.

  되돌아보면 오늘 하루를 살면서 나는 아주 의식적이고 의도적인 선택을 해서 말하고 행동한 것보다는 아무런 생각 없이 “자동성”을 가지고 말하고 움직이고 선택하고 한 것들이 사실 훨씬 더 많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어쩌면 <나>라는 존재일 것입니다.

  그러기에 우리가 <안식> 한다는 것은 바로 이렇게 무의식의 수면 아래에서 관리되는 자신, <제2의 천성>을 중단해 보는 것입니다. 사실 이것을 중단하기는 무척 고통스러울 수 있습니다. 너무나 익숙하고 편안한 것을 중단하고 가만히 바라본다는 그 행위 자체가 고통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의지적이고 의도적인 선택으로 표현되는 자신이 아니라, 그 무의식 아래에서 자동적으로 관리되는 자신을 발견해 내지 않고선 우리가 주님께 나 자신을 드린다는 것은 허울뿐인 고백이 될 수 있습니다. 

  주님이 받으시는 <나>는 5%의 ‘나’가 아닙니다. 어쩌면 95%를 훌쩍 넘도록 차지하는 그 <나>를 주님이 받길 원하십니다. 그런 나를 주님께 드릴 준비가 되어있습니까? 그러자면, 먼저 <사바스!!> 즉, 참된 멈춤이 필요하며 비로소 우리는 “하나님의 의의 무기”가 될 수 있습니다.

 

  이 헌 목사

첨부파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