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임목사 컬럼


함께 걷는 봄 길 편지(6)

[영적 건조기 안에서]

사람이 감당할 시험 밖에는 너희가 당한 것이 없나니 오직 하나님은 미쁘사 너희가 감당하지 못할 시험 당함을 허락하지 아니하시고 시험 당할 즈음에 또한 피할 길을 내사 너희로 능히 감당하게 하시느니라(고린도전서 10:13)

 

<나니아 연대기> 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아이들이 무척 좋아하는 판타지 영화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 안에는 많은 기독교적 상징들이 담겨져 있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이유는 그 영화의 원작자인 사람이 <C.S 루이스>이기 때문입니다.

그는 켐브리지 대학에서 중세의 르네상스 시대 문학을 강의한 교수이기도 한데 기독교인이 되길 원하지만 자기가 가지고 있는 지식으로 방해를 받고 있는 사람들에게 확신을 갖게 해 주는 훌륭한 전도자요, 신학자, 변증학자였습니다.

그의 책 중에 대중에게 많이 알려진 책은 아니지만 <마귀의 지령>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단순히 말하면 대장 마귀가 부하 마귀에게 대장 마귀의 입장에선 ‘원수’가 되는 하나님의 일하시는 방식을 설명하면서 하나님의 사람들을 어떻게 굴복시켜야 하는지를 설명하는 일종의 ‘마귀 교육학’ 같은 책이라고 할 수 있지요.

그 책 중에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인간은 절정기가 아니라 이와 같은 영적인 건조기에 원수-(즉, 하나님)가 원하는 피조물로 성장한다” “하나님은 인간의 영혼을 영원히 자기의 것으로 만들려고 할 때, 정상보다는 골짜기를 의지 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하나님이 특별히 사랑하는 사람들 중에는 다른 사람들보다 더 오랫동안 깊은 골짜기(영적인 건조기)를 통과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나님의 흔적이 완전히 사라진 것처럼 보이는 우주를 둘러보며 자신이 버림을 받은 이유를 하나님께 물으면서도 여전히 하나님(책에선 ‘원수’)에게 복종하는 때야말로 우리(마귀들)들에게 가장 위험한 때이다”

영적인 건조기. 또는 골짜기들로 표현할 수 있는 삶의 자리를 종종 만나고 통과하게 됩니다. 저에겐 개인적으로 이 감염병의 확산시기, 그래서 현장예배가 중단된 지난 시간들이 이런 골짜기 같은 시간이라 할 수 있을 듯싶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때, 텅 빈 골짜기를 둘러보며 “그래도 하나님은 살아계시며 우리와 함께 하십니다!” 라고 외친다면 바로 그때가 마귀들이 가장 위험하고 두려워하는 때임을 사탄마귀는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동안 온라인 예배로 또한 편지와 여러 글과 성도들과의 나눔으로 이 골짜기 안에서 하나님을 향한 고백을 함께 외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어쩌면 영적인 깊은 골짜기 또는 건조기를 통과하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바로 그 자리가 더 하나님을 깊이 만나는 자리요, 또한 대적자들을 향해 승리의 선언을 할 수 있는 자리임을 알고 “피할 길을 내시는” 주님을 바라보시는 4월의 끝자락을 사시는 성도님들이 되시길 소망합니다.

 

이헌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