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임목사 컬럼


함께 걷는 봄 길 편지(16)

[나를 바라 봐!]

무릇 나 여호와는 정의를 사랑하며 불의의 강탈을 미워하여 성실히 그들에게 갚아 주고 그들과 영원한 언약을 맺을 것이라(이사야 61:8)

 

얼마 전 신문을 읽다가 한 칼럼니스트가 이런 글을 쓴 것을 보았습니다. “지구상의 국가의 국기에는 많은 ‘해와 달과 별들’이 있다.”

생각해 보니, 정말 많은 국가들의 국기(國旗)에 해와 달과 별들이 있습니다. 미국은 별이 50개나 있고 이스라엘 등 별이 있는 국가에서부터 이슬람권은 마호멧과 관련된 달과 별이 있는 월성기가 그리고 남태평양의 국가엔 남십자성(南十字星)이 자주 등장을 합니다. 그러고 보니 대한민국도 우주 원리를 설명하는 태극문양을 사용하네요. 가까운 일본도 태양을 그려내고 있구요.

천문학자의 눈에는 우주가 보이지만 사실 많은 국가의 국기는 거의 자연을 상징하고 있습니다. 푸른색은 하늘, 노란색은 풍요로운 곡식. 붉은 색, 검은 색등은 모두 자연의 내용들을 상징하고 있습니다. 사람의 생각과 마음이 지역과 인종은 달라도 같은 방향을 바라 본 것이지요.

한 나라의 상징을 정하면서 구성원들의 공통적인 합의가 바로 해와 달과 별들. 그리고 이 땅에 있는 풍요로운 자연들을 정하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입니다. 이 자연은 계급과 위치 그리고 부와 명예와 상관없이 누구에게든지 공평하게 적용되는 원리가 있기 때문입니다. 한 줌의 따듯한 햇빛은 이 세상의 부와 명예와 상관없이 누구에게든지 공평하며 하늘의 찬란한 별빛도 마찬가지입니다. 당연히 사람들은 한 국가를 형성하면서 이렇게 모든 사람들이 다 공평하고 평화롭게 살기를 바라는 마음이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 세상은 나라의 국기를 정하면서 소망했던 모양으로만 흘러가지 않습니다. 전쟁은 물론이고 작은 사회공동체 안에서도 차별과 불의한 일들이 매일 우리의 귀에 들려오고 있습니다. 요즘 참 가슴 아픈 소식은 지속적 폭행으로 인한 아파트 경비원의 자살 소식입니다. 한 개인의 폭력적인 성향이 큰 원인 일 수 있지만 “내가 월급을 주는 머슴” 이라는 폭행 가해자의 말 안에는 개인의 성향을 넘어서는 뿌리 깊은 불의함이 자리를 잡고 있었던 것으로 보여 집니다.

우리의 하나님은 정의를 사랑하신다고 하셨습니다. <정의>의 의미를 여러 갈래로 생각해 볼 수 있겠지만 하나님의 창조질서 안에서 묵상해 보면 해와 달과 별들과 이 땅의 만물을 창조하시며 원하셨던 것, 바로 누구든지 그 해와 달과 별들을 누리도록 하셨던 원리가 성취되는 것이 <하나님의 정의> 라고 말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정의를 사랑하시는 하나님을 알기 위해 평상시 자주 하늘을 올려다 볼 이유가 있습니다. 감탄 스러울 만큼 아름다운 그리고 광활한 하늘과 달과 별들을 보며 이 세상에서 나 자신만을 생각하고 자신만을 위해 울타리를 치고 사는 자신의 크기를 비교하다 보면 어느 새 ‘한 뼘’ 더 넓어진 자신을 발견할 수 있지 않을 까 해서입니다.

5월의 하늘은 나를 바라보라고 그렇게 우릴 향해 손짓하고 있습니다.

 

이헌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