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임목사 컬럼


이 헌 목사의 여름편지(3)

<어울려 사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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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가벼운 산행 중에 인상 깊은 나무 한 그루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굴참나무> 였습니다. 우리나라 전역에 분포해서 자라는 굴참나무는 나무껍질이 두꺼워 코르크 재로로 이용한다고 합니다. 세로로 골이 파져있는데 이 때문에 골이 파인 참나무라는 뜻에서 골참나무라고 부르던 것이 굴참나무로 변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합니다.

 

하나님의 창조물 가운데 저는 <나무>를 지으신 것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은총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 어느 것 하나 소홀할 것이 없지만 인간이 생육과 생존에 <나무> 만큼 강력한 영향력을 끼치는 것이 있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물론 “<공기> 없이 살 수 있나?” 하면 할 말이 없지만 말입니다.

 

나무의 특징은 ‘어울림’입니다. 흙과도 어울리고 물과도 어울리고 공기와도 어울리고 햇빛과도 어울리고... 흙을 붙들어 주고 물을 저장하고 공기를 맑게 하며 빛을 받아들여주는 그래서 나무의 어울림은 곧 사람 생존에 필요한 모든 어울림을 중개하고 있습니다. 창조주 하나님의 뜻을 알아 이를 전달하며 그 자체로 모든 것을 이롭게 하는 존재입니다. 하나님의 창조의 뜻을 우리는 나무를 통해 충분히 배울 수 있습니다.

 

홀로 무엇을 이루려는 것은 창조의 정신에서 많이 벗어나 있는 시도입니다. 그래서 교회를 그리스도의 몸이라고 하셨고 주님도 우리를 지체들이라고 하셨습니다. 이것은 우주와 자연과 그리고 이를 다스리시는 하나님의 뜻입니다.

 

아침에 신문을 읽는데 마음에 울컥하는 감정이 올라왔습니다. 미얀마의 얘기입니다. 미얀마에는 세 개의 줄이 있다고 합니다. 1) ATM(현금인출기) 앞의 줄. 2)코로나 치료에 필요한 산소를 얻기 위한 줄. 3)화장장과 병동 앞에 서 있는 줄 이라고 합니다. 현재 수도 양곤에서만 매일 1천명 이상의 사망자가 나오는데 앞으로 미얀마가 코로나19의 슈퍼 전파국이 될 수 있다는 비극적인 소식이었습니다. 미얀마 주변에 중국.인도 등 세계인구 1/3을 살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지요. 한 독재자의 욕망이 모든 공공의료 기능을 마비시켰고 사회적 기능이 마비된 상태에서 그들이 당한 코로나는 무서운 속도로 한 나라를 무너트리고 있는 것입니다.

 

교회가 복음 안에서 부흥한다는 것은 머리와 모든 지체가 어울려 온전한 기능이 나타날 때 입니다. 이 어울림 하나 됨 안에는 크고 작은 것의 분별은 별 의미가 없습니다. 누군가는 누군가에게 기대고 또 그 누군가는 누군가에게 기대어 서로 어울리는 것. 이것이 몸이고 창조의 원리이며 또 복음의 작동방식입니다.

 

바울은 이렇게 편지를 썼습니다. “우리가 다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것과 아는 일에 하나가 되어 온전한 사람을 이루어"(엡4:13)

 

믿는 것과 아는 것에 하나가 될 때 온전한 사람이 될 수 있다고 말입니다. 혹 내가 미처 모르는 것이 있으면 또 누군가에 기대 그 믿음을 배우고 서로 알아가며 같이 어울릴 때 어느새 우리는 아름다운 하나님의 창조의 세계를 만들어 가고 있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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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가벼운 산행 후 내려오는 길에 소나무 등걸을 올라간 푸르른 덩굴이 우리가 가야할 길을 일러 주는 신호등처럼 보였습니다.

 

이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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