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 나눔


[사순절 묵상] 2024년 3월 8일 금요일

사순 18. 3월 8일 금요일

<나를 향한 계획>

오늘의 말씀_에베소서 1:7-14

그 뜻의 비밀을 우리에게 알리신 것이요 그의 기뻐하심을 따라
그리스도 안에서 때가 찬 경륜을 위하여 예정하신 것이니
에베소서 1:9

 

    찬송하리로다 라고 시작되는 에베소서 1:3-14절은 그리스어 본문으로는 한 문장으로 되어있습니다. 신약성서에서 가장 긴 문장이기도 하고 장중한 예전을 연상시키는 문체로 되어 있습니다. 이 문장 전체를 읽으며 바울의 마음을 헤아려 봅니다.

    본문을 요약한다면 '하나님께서는 창조 전부터 그리스도를 통한 구원 계획이 있으셨고 그에 따라 믿는 이를 택하고 사랑하셔서 하나님 앞에 흠 없는 사람으로 설 수 있게 해주셨습니다. 그리고 택한 성도들에게 당신의 뜻을 알려주셨는데 때가 차면 모든 것은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하나 되게 하겠다는 것이니 그리스도께 희망을 둔 우리는 하나님 을 찬양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알고 있던 사실이 달라지면, 삶의 자세와 살아가는 방식이 달라집니다. 익숙한 것을 걷어내고 새로운 흐름이 생겨나지요. 간절한 원의와 새로운 지향도 생겨납니다. 그렇게 하기로 결심했다기보다는 새로운 앎이 새로운 삶으로 끌고 갑니다. 이전의 바울은 율법을 지켜 하나님께 인정받는 '의로운 사람'이 되고자 최선을 다했습니다. 율법을 벗어나 않고 그 범주 안에서 살아가고자 애썼습니다. 또 이 법을 벗어난 이들이 있다면 그들의 잘못을 파헤침으로 자신이 옳은 길에 있음을 증명하려 했습니다.

    그러나 다메섹 도상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체험하고 그가 알았던 것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모세를 통해 주어진 율법이 하나님의 계획인 줄 알았는데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 하나님의 계획이었습니다. 율법을 받은 백성 이스라엘만이 하나님의 백성이며 구원의 대상이라 여겼는데 온 인류를 향한 구원 계획이 창세 전부터 마련되었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온전하게 드러났음을 깨달았습니다. 복음은 율법을 넘어서는 하나님의 사랑이었으며 예수의 십자가와 부활로 확증되었습니다.

    율법 준수에 최선을 다하며 의로움을 추구하던 그가 예수의 복음, 십자가의 사람이 된 것은 예수님을 만나 깨달은 자연스런 결과였습니다. 이젠 나의 의를 위해 살 수가 없습니다. 창세 전부터 마련된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며 복음이 주는 자유와 구원을 얻도록 전하는 것이 더 귀한 일이 되었습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한 사람을 얻는 일이라면 무엇이라도 할 수 있습니다. 더욱이 창세 전부터 마련된 하나님의 구원 계획에 자신이 예정되었음을 확신합니다. 자랑도 아니고 신학적 논쟁거리는 더더욱 아닙니다. 복음을 핍박하던 죄인의 괴수가 복음의 일꾼이 된 이 전환은 하나님의 신비이지, 사람의 생각과 계획으로는 불가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찬양하고 감격할 수밖에 없습니다. 어떻게 주님을 박해하던 인생을 택해 영원한 생명이신 그리스도께 소망을 둔 사람으로 삼는가 하는 것입니다. 이 신비에 아연할 수밖에요. 바울 자신의 삶이지만 하나님의 신비에 감싸인 존재입니다. 그러니 나는 죽고 내 안에 예수께서 사신다고 말할 수밖에 없습니다.

     믿음은 열심과 신실함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우리가 하나님의 하신 계획안에 있음을 확신하는 것입니다. 창세 전부터 섭리된 하나는 뜻 안에 우리가 있어 하나님께서 인도하고 계심을 아는 것입니다. 그런 믿음으로 말미암아 생은 든든해집니다. 시작하신 분이 이루고 완성할 것입니다. 믿음의 여정은 창세 전부터 마련된 하나님의 사랑을 기억하며 장되는 여정입니다. 그러니 나조차도 나를 망하게 할 수는 없습니다.

 

<기도>

주님, 제 눈이 떠지게 하십시오. 내 눈앞의 것에 잡혀 끌려다니다 염려로 눈멀고 작은 유익과 손해에 온 생을 얻거나 잃은 듯 할 때가 얼마나 많습니까? 저로 하여금 십자가를 바라보게 하시고 이 사랑이 세상이 시작되기도 전에 이미 시작되었고 끝내 우리를 온전케하며 하나님께로 이끌 것임을 알게 해주십시오. 당신의 사랑의 비밀을 날마다 캐며 놀라 감격하는 어린아이가 되게 하십시오. 감사합니다. 아멘.

 

『사순절묵상집_곁에 머물며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