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 나눔


[사순절 묵상_십자가의 길] 2025년 3월 5일 재의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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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 1일
3월 5일 재의 수요일

<너는 흙이니 흙으로 돌아갈 것이니라>

오늘의 말씀_창세기 3:19

"네가 흙으로 돌아갈 때까지 얼굴에 땀을 흘려야 먹을 것을 먹으리니
네가 그것에서 취함을 입었음이라 너는 흙이니 흙으로 돌아갈 것이니라 하시니라."

 

    교회의 전통은 사순절 첫날을 재의 수요일'로 정하고 십자가에 이르는 길을 창세기 3장에서 출발할 것을 요구합니다. 인간은 죄를 짓고 나서 "너는 흙이니 흙으로 돌아갈 것이니라"라는 하나님의 선언을 들어야 했습니다. 이 절망의 자리에서 사순절이 시작됩니다.

    사순절 첫날, 예배로 모여 이마에 재를 바릅니다. 예쁘게 화장한 여 인에게도, 근엄한 신사에게도, 갓난아기에게도 재를 바르며 말합 니다. "너는 흙이니 흙으로 돌아갈지어다!" 목회자들은 천진난만한 아기의 뽀얀 얼굴에 재를 바르려는 순간 멈칫하기도 합니다. "너는 흙이니. 하고 말하려 할 때 입이 안 떨어지기도 합니다. 평생을 모범적으로 살아 존경을 받는 어른도, 거듭되는 범죄로 사람들의 지탄을 받는 이도 구분하지 않습니다. 모든 인간이 짊어져야 할 죄의 무게, 고통의 현실은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성경은 그 고난의 현실을 죽음이라는 창을 통해 들여다보라고 합니다. 아름답던 꽃도 시들고 나면 냄새가 나 사람들이 고개를 돌립니다. 맛있는 음식도 상하고 나면 쓰레기에 불과합니다. 사람은 생명 있는 동안에만 사람입니다. 하나님이 생명의 은총을 거두시 면 더는 존귀함도, 아름다움도 없습니다.

    그 은총을 가로막는 것이 인간의 죄이며, 다시 회복하시는 하나님의 방법이 십자가입니다. 십자가의 참혹함 앞에서 우리는 경악합니다. 사랑의 하나님이 어떻게 이런 일을 하실 수 있을까요? 어떻게 천진한 어린아기에게 "흙으로 돌아갈지어다!"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평생 이웃을 도우며 순박하게 살아온 사람에게 '죄인'이 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성경은 눈에 보이는 어떤 잘못을 지적하고 계산해가며 인간을 죄인이라 규정하지 않습니다. 모든 인간이 경험하는 삶의 현실, 비참함을 보라고 합니다. 그 궁극점이 죽음입니다. 인간의 모든 아픔은 인간이 본질적으로 죽을 수밖에 없는, 유한한 존재라는 데에서 옵니다. "죽기를 무서워하므로 한평생 매여 종 노릇 하는"(히 2:15) 상태입니다.

    죽음이라는 비참한 현실을 숙고할 때 우리는 비정한 십자가를 향해 고개를 끄덕일 수 있습니다. 십자가의 비극성을 보면서 우리 죄의 무게와 이 땅에 있는 고난의 깊이를 볼 수 있어야 합니다. 모든 고난은 죄와 사망에서 흘러나옵니다. 하나님은 그 사망의 힘이 우리를 좌지우지하는 것을 원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래서 십자가를 통해 생명의 은총을 주셨습니다.

    재의 수요일, 가장 절망적인 자리에서 시작된 은총의 역사를 감사하는 날입니다. 우리는 이날에 깊이 절망할 것이며, 그 어떤 절망 보다 크고 높으신 하나님을 묵상할 것입니다.

 

<기도>

"하나님, 우리는 흙에서 왔고 흙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존재임을 고백합니다. 삶의 비참함과 죄의 무게를 직면하며 십자가의 은혜를 묵상하게 하소서. 주님이 걸으신 고난의 길을 기억하며 주님이 주신 생명의 은총을 감사하는 삶을 살아가게 하소서. 오늘도 우리 의 연약함 속에서 일하시는 주님을 찬양합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아무도 혼자 울지 않는다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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