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 나눔
[사순절 묵상_십자가의 길] 2025년 3월 7일 금요일

사순 3일
3월 7일 금요일
<회복의 상상력>
오늘의 말씀_이사야 6:13
"무릇 시온에서 슬퍼하는 자에게 화관을 주어 그 재를 대신하며 기쁨의 기름으로 그 슬픔을 대신하며
찬송의 옷으로 그 근심을 대신하시고 그들이 의의 나무
곧 여호와께서 심으신 그 영광을 나타낼 자라 일컬음을 받게 하려 하심이라."
재는 처절한 회개와 절망을 말합니다. 극도의 슬픔을 경험하거나 자신이 크게 잘못했다 싶을 때 옛 이스라엘 백성들은 옷을 찢고 재를 뒤집어썼습니다. 현대인들은 슬픔을 속으로 삭이고, 그 표현을 절제하는 모습을 이상화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구약성경은 비통을 '요란하게' 표현하는 장면을 자주 우리에게 보여줍니다. 우리는 바벨론에 포로로 잡혀간 이스라엘 백성들의 모습을 그려보며 그들의 마음을 상상해볼 수 있습니다. 그들은 요란하게 슬퍼하고 철저하게 회개했습니다. 바라보는 이들은 그들이 기절하거나 미쳐 버리지 않을까 걱정할 정도였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런 처절한 슬픔의 현장에서 선지자는 기쁨'과 '영광'을 전합니다. 회복을 예언합니다. 슬픔의 재를 없이할 뿐 아니라 기쁨의 기름으로 대신하실 것이라고 합니다. 근심을 그치게 할 뿐 아니라 찬송의 새 옷을 입혀주실 것이라고 합니다. "슬퍼하는 자에게 화관을"에서 '화관'을 '부케'로 번역하기도 합니다. 결혼식에서 신부 가 던진 부케를 받기만 해도 나에게 기쁜 일이 생길 것 같은 기대가 생기지 않습니까? 신랑과 신부가 누리는 기쁨이 나에게도 옮아올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부케는 최고의 기쁨을 말합니다.
바벨론 포로 시기는 기쁨의 결혼식이 없던 시기였습니다. 나라를 빼앗기고 마음이 다 얼어붙었던 터라 결혼은 있었지만, 마음을 다해 축하하고 즐거워하는 잔치는 없었습니다. 요한계시록에서는 바벨론에 임할 심판을 "신랑과 신부의 음성이 결코 다시 네 안에서 들리지 아니하리로다"(계 18:23)라고 묘사합니다. 신랑 신부의 기쁜 음성이 들리는 것은 복된 삶의 상징입니다. 바벨론 땅에서 태어나 자란 유대인들은 동족 가운데서 그런 기쁨의 소리를 한번도 듣지 못했을 것입니다. 어린 시절에 즐거운 혼인 잔치를 본 어른들의 기억도 흐릿해졌을 것입니다. 혼인 잔치의 기쁨을 떠올리려면 상상력이 필요했습니다. 재를 뒤집어쓰고 바닥에 앉아 소리 내어 울던 자리에서 결혼식의 기쁨을 상상할 수 있는 힘이 이스라엘의 신앙 안에 있었습니다. 그 기대 가운데 예수님이 오셨습니다. 예수님이 맨 처음 행하신 기적은 혼인 잔치의 흥겨움을 회복시켜 주시는 것이었습니다.(요 2장)
사순절은 재로 시작하여 죄와 죽음, 회개 같은 무거운 단어를 자 주 언급하는 절기이지만, 궁극적으로는 그 모든 아픔을 통해 우리 에게 참 기쁨을 주시려는 하나님의 계획 가운데 있는 시간입니다. 깊은 절망 중에 빛나는 날개를 다는 회복의 상상력, 그것이 바로 사순절의 은총입니다.
<기도>
회복의 하나님, 슬픔과 절망 가운데서도 우리에게 화관과 기쁨의 기름을 주시는 주님의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우리의 연약함과 무너진 마음을 주님께 올려드립니다. 사순절 동안 주님의 사랑과 회복의 능력을 깊이 경험하게 하시고, 새로운 기쁨으로 나아가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아무도 혼자 울지 않는다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