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 나눔


[사순절 묵상_십자가의 길] 2025년 3월 26일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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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 16일
3월 26일 수요일

<위로받기를 거절하였도다>

오늘의 말씀_마태복음 2:18

"라마에서 슬퍼하며 크게 통곡하는 소리가 들리니 라헬이 그 자식을 위하여 애곡하는 것이라
그가 자식이 없으므로 위로 받기를 거절하였도다 함이 이루어졌느니라"

 

통곡이 치받쳤다. 며칠 동안 주리 참듯 참던 울음이었다. 도무지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짐승 같은 울음소리를 참으려니 온몸이 격렬하게 요동을 쳤다. 구원의 가망이 없는 극형이었다. 끔찍한 일이었다.
이럴 수는 없는 일이었다. 누구라도 이런 끔찍한 극형에 당해서는 그 영문을 물을 권리가 있다.

 

    소설가 박완서는 『한 말씀만 하소서』(세계사)에서 아들을 잃은 슬픔을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그 누구도 이해할 수 없고, 그 어떤 위로의 말도 가닿을 수 없는 슬픔의 깊이가 있습니다.

    오늘 말씀도 자녀를 잃은 어머니들의 마음을 전해줍니다. 아기 예수를 살해하려는 의도로 헤롯 대왕이 베들레헴의 어린아기들을 모두 죽였을 때의 일입니다. "위로 받기를 거절하였도다"라는 말은 영원히 극한 슬픔 가운데 있을 것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지금은 그럴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는 말입니다. 물론 지금 느낌으로는 영원히 그럴 것 같기도 하지만 어느새 박완서는 끝이 없을 것만 같던 슬픔의 골짜기를 벗어난 경험을 전해줍니다.

    애도 중에는 분노, 두려움, 죄책감 등 다양한 감정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감정을 억누르지 말고 안전한 방식으로 표현할 필요가 있습니다. 배려심을 가진 주위 사람들이 안전한 환경이 되어 줄 수 있습니다. 애도에는 지름길이 없고, 표준이라 할 시간표도 없습니다. 우리는 저마다의 모습으로 아파하고, 저마다의 속도로 슬픔을 통과합니다. 슬픔을 당한 이에게 "이제 그만 일상으로 돌아가요.", "아직도 그러고 있니?"라고 말하는 것을 삼가야 합니다. 이제 그만 털고 일어나라는 식의 사회적 기대나 압박에 굴하지 않고 자신의 감정에 충실하려면 용기가 필요합니다. 돌보는 이들은 슬픔에 머물고 있는 사람들이 외부의 압력에 저항하고 자신만의 속도를 존중할 용기를 갖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고통에 찬 달팽이를 보거든 충고하지 마라
스스로 궁지에서 벗어날 것이다.
너의 충고는 그를 화나게 하거나 상처를 줄 것이다.
하늘 선반 위로 제자리에 있지 않은 별을 보거든
그럴 만한 이유가 있을 거라 생각하라
더 빨리 흐르라 강물의 등을 떠밀지 마라.
풀과 들, 새와 바람, 그리고 땅 위의 모든 것처럼
강물도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이다.

- 장 루슬로,<세월의 강물>

 

<기도>

사랑의 하나님, 우리가 서로 다르다는 것이 은총이라는 사실을 배우게 하소서. 자신의 감정 존중하기를 배우며,
타인의 감정에 대해서도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갖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아무도 혼자 울지 않는다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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