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임목사 컬럼


함께 걷는 봄 길 편지(1)

[알고 믿은 믿음]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시는 사랑을 우리가 알고 믿었노니 하나님은 사랑이시라 사랑안에 거하는 자는 하나님 안에 거하고 하나님도 그의 안에 거하시느니라(요한1서 4:16)

사순절과 부활절을 보내고 성도님들에게 이제 <봄 길 편지>로 찾아뵙게 되었습니다. 미력하나마 하루에 주님을 떠올리게 하고 주님을 묵상하게 하는 ‘작은 불쏘시개’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편지를 보내도록 하겠습니다. 너무 무겁지 않게 그러나 가볍지는 않게 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부활절 예배를 마친 후 교역자들 미팅을 하면서 제가 그런 말을 꺼내게 되었습니다. “조금 지치는 것 같아...”

사람이란 존재는 육신의 고단함 보다는 역시 마음의 고단함이 먼저 다가오는 듯합니다. 아마 성도님들도 같은 마음이 아닐까 생각을 하게 됩니다. 지금껏 잘 이겨내고 지내왔으니 조금만 더 서로 힘을 내어 이제 맞이하게 되는 여름이 참으로 풍성하고 단단한 여름이 되길 기도하며 오늘 첫 번째 편지는 윤동주의 시(詩)로 시작하려 합니다.

 

또 태초의 아침

                  윤동주

 

하얗게 눈이 덮이었고

전신주(電信柱)가 잉잉 울어

하나님 말씀이 들려온다

 

무슨 계시일까

 

빨리

봄이 오면

죄(罪)를 짓고

눈이 밝아

(이하 하략)

 

시인은 ‘봄’을 통해서 ‘하나님의 나라’ 또는 ‘하나님의 성취’를 말하고자 했던 것이 아닐까 합니다. 우리 사람이 비록 죄를 지었더라도 ‘봄(하나님의 나라)’가 오면 용서를 받아 “눈이/밝아” 진다는 마음이었습니다.

이 봄은 시인에게도 또 우리에게도 이렇게 다가와 있습니다. 하나님의 사랑과 용서로 봄이 우리에게 훌쩍 다가와 서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육신의 고단함보다 더 무게감을 지고 가는 ‘마음의 고단함’을 우리 하나님께 내려놓읍시다.

우리를 사랑하시는 사랑을 우리가 알고 믿었노니 하나님은 사랑이시라

그간 우리가 걸어왔던 우리의 믿음은 허공을 치는 믿음이 아니요 우리를 사랑하시는 사랑을 알고 믿었던 믿음 아닙니까? ‘하나님은 사랑’ 이심을 기억하며 이제 마음의 무거움을 그분께 드리고 이 봄-하나님의 나라와 성취를 향해 성큼 걸어가는 <봄 길>이 되길 기대합니다.

 

이헌 목사